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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같이/인문,문학,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

by 책과같이 2021.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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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앞에 항상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고전 단편소설중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입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반 일리치라는 사람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죽음'이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주인공인 <이반 일리치>도 그런 사람 중의 하나였습니다. 

이반 일리치는 법률학교를 나와 성실히 일하며 결국엔 고등법원 판사가 되었습니다. 어느날 이사할 새집을 단장하면서 사다리에서 떨어져 옆구리를 다치게 됩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점점 상처는 깊어만 갔습니다. 결국 의사들은 치료하지 못하고 이반 일리치는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반 일리치의 동료들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자기들의 인사이동이나 승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그들은 가까운 지인의 사망소식을 접하면 으레 그렇듯이 죽은 것은
자기가 아닌 그 사람이라는 데에서 모종의 기쁨을 느꼈다.
'어쩌겠어, 죽은걸, 어쨌든 나는 아니잖아.' 모두들 이렇게 생각하거나 느꼈다. 

'어쨌든 나는 아니잖아' 문장을 보는 순간 뜨끔했습니다. 은연중에 저의 마음 한구석에 ' 나는 죽지 않고 살아있잖아.' 그런 마음을 들켜버린 느낌입니다. 죽음이 현재 저와는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잘 생각해보면 항상 죽음은 우리 곁에 있습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뿐이죠.


이반 일리치는 자신이 죽어가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내가 왜 죽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더 고통스러웠던 것은 단지 아플 뿐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거짓말과 아무도 그를 가엾게 여기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반 일리치는 울고 싶었고 누군가는 달래주고 같이 울어주기를 바랐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나마 손을 잡아주는 아들과 죽어가는 주인을 가엾게 여기는 게라심이 있었습니다. 

이반 일리치는 ' 내가 인생을 잘못 살아서 나에게 이런 고통이 오나? 아니야 그럴리 없어' 죽음을 부정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어떤 고통이나 시련이 왔을 때 인생을 잘 못 살아서라는 생각을 많이 할 것입니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것은 그런것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죽음입니다. 단지 시간의 차이일 뿐, 빨리 오거나 늦게 오거나입니다.

이반 일리치는 마지막에 '죽음은 끝났어. 더 이상 죽음은 없어.'마음속으로 되뇌며 죽음을 인정하면서 고통에서 해방되는 장면을 연출합니다. 


◈ 인상적인 문장들 

- 죽음이 찾아와 그의 앞에 떡 버티고 서서 그를 빤히 바라보는 것 아닌가.

- 죽음이 이반 일리치를 자꾸만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가 무언가를 하도록 하기 위해 그러는 게 아니었다. 단지 그로 하여금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며 죽음만을 쳐다보도록,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서 오로지 죽음만을 똑바로 바라보도록 하기 위해 그러는 것이었다.

- 죽음은 모든 벽을 뚫으며 침투해 들어와 그 무엇으로도 막아낼 수 없는 것 같았다.

- 그는 또다시 죽음과 단둘이 남겨졌다. 죽음과 마주 보고 있었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죽음을 바라보며 차갑게 식어가는 자신을 느낄 뿐이었다.

- 누군가가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그를 좁고 어둡고 깊은 자루 속으로 처넣으려 하는데 들어가지 못해서 버둥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그의 삶에는 번갈아 나타나는 두 가지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나는 이해할 수 없는 끔찍한 죽음을 기다리는 절망이었고, 다른 하나는 몸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면 희망을 가져보는 마음이었다.

-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죽음이라는 무섭고 끔찍한 의식을 그저 어쩌다가 발생한 불쾌한 사건, 품위가 떨어지는 일 정도로(마치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응접실로 걸어 들어오는 사람을 대하듯이) 격하시켰다.


주인공인 이반 일리치가 죽음의 고통 중에 자기의 삶을 회상하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지금에 가까울수록 행복한 장면들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결혼 후에 아내와의 불화로 일이나 카드게임, 파티로 도피하는 삶을 삽니다. 주로 출세나 명예를 위해 살아온 인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카드게임이나 파티하는 순간이 떠오를까요? 대부분 그렇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의 함께했던 행복한 시간들이 떠오르지 않을까요.?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보면서 다시 한번 생각이 듭니다. 죽음은 항상 가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 의미있고 가치있는 삶이 무엇인지도 생각하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언제 우연히 죽음과 마주했을때 담담해질수 있을것 같습니다. 

짧지만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고 저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 매일 책을 읽으며 같이 성장하는 [책과같이]가 되겠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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