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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같이/인문,문학

깃털도둑 : 소설같은 실화

by 책과같이 2021.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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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깃털 도둑>입니다. 깃털 도둑? 깃털을 훔쳐서 무엇에 쓴다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제목을 보면 드는 생각일 것 같습니다.
혹시 플라이 낚시라고 들어보셨나요? 저는 예전에 보았던 영화, 브래프 피트가 나오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플라이 낚시를 처음 알았습니다. 외국에서만 플라이 낚시를 하는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플라이 낚시를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흐르는 강물에 들어가서 플라이를 날려서 주로 송어나 연어를 잡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무료 이미지출처 : Unsplash : 플라이 낚시를 하는 사람들

그런 플라이 낚시에 쓰이는 게 플라이입니다. 플라이를 만들 때 새의 깃털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미지출처: 책 부록 : 케찰로 만든 플라이

플라이를 만드는 사람들은 희귀한 깃털로 만든 플라이들을 가지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기준에 가장 좋고 아름다운 것을 갖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듯이 말이죠. 하지만 그런 욕망이 집착으로 바뀌고 범죄로 이어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책의 주인공인 에드윈 리스트도 그런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2009년에 벌어진 실화입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에드윈은 어렸을 때부터 플루트에 재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아버지가 보던 플라이 낚시에 관한 비디오를 보고 플라이의 매력에 빠져버렸습니다.
플루트 연주와 함께 플라이를 만드는 일도 같이 하며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영국 런던 왕립음악원으로 유학을 가게 됩니다. 플라이를 만드는 사람들을 타이어라고 하죠. 이미 그때 타이어들에게 온라인상으로 에드윈은 실력으로 유명세를 타게 됩니다. 그리고 이메일 한통을 받았죠. 트링 자연사 박물관에 꼭 가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정말로 트링 자연사 박물관에 가보고 나서는 에드윈은 박물관에서 본 왕극락조, 푸른채터러 등 희귀하고 아름다운 깃털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박물관의 깃털만 가지면 나는 온라인에서 깃털을 팔고,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멋진 플라이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박물관을 털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 박물관을 털어서 299마리를 가지고 나오게 됩니다. 그 후에 온라인상에서 깃털과 가죽을 팔고 가까운 친구한테도 보내주죠.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죠. 우연한 계기로 인해서 에드윈은 경찰에 잡히게 됩니다.
하지만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아서 집행유예 12개월만 받고 감옥에 가지 않고 왕립음악원을 졸업하게 됩니다. ( 감옥행을 면하고 2년이 지난 뒤 미국 정신의학회는 19년간 독립된 장애로 분류되었던 아스퍼거 증후군을 삭제했다.)
결국 계획적인 범죄라는 게 명백하게 증거로 나왔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임의적인 판단이 가능한 정신질환으로 인해서 빠져나가게 되네요.

이미지출처 : 책 뒤편 부록 : 이야기의 주인공 에드윈 리스트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그 후에도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다 이야기할 순 없겠죠?^^;;


책의 저자 커크 월리스 존스는 이라크 난민의 재정착을 위하도록 돕는 사람이었습니다. 잠깐의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플라이 낚시를 하던 중 가이드에게 트링 자연사 박물관에서 새를 훔친 에드윈 리스트의 이름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호기심으로 시작한 이 사건을 파헤친 5년 동안의 이야기가 토대가 되었습니다.


훔친 299마리 중에 모두 박물관에 돌아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106마리가 행방이 묘연했죠. 나머지를 찾기 위해서 저자는 5년 동안 많은 노력을 했지만 다 찾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무엇 때문에 저자는 자기와 상관없는, 이제는 사건이 끝나버린, 나머지 깃털 찾기에 노력했을까요?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저자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잃어버린 표본들이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은 그만큼 역사가 오래되었기 때문이었다. 표본은 지나간 시대를 압축적으로 기록한 일종의 역사서였다. 따라서 박물관에서 표본을 훔쳤다는 것은 전 인류에게서 지식을 훔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과학자들은 박물관에 소장된 18세기 표본에서 뽑은 깃털로 탄소와 질소의 동위원소를 분석해 그 새의 먹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먹이 사슬을 재구성하면 결과적으로 종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혹은 식량자원이 사라졌을 때 그 종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알 수 있었다.
멸종 동물 복원 혹은 부활 생물학이라 불리는 신생 분야 또한 여행 비둘기 같은 멸종 새를 되살리기 위해 박물관 표본에서 DNA 추출을 시도하고 있다.
나는 새를 보존하는 일이 인류에게 희망적인 비번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본문 중에서 -


저는 정말 스릴감 있게 재밌게 읽었습니다. 재미와 유익함이 공존하는 그런 책입니다.
책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 박물관을 채운 것은, 사실은 자연을 비운 것이지..." <자연을 비운 것이라...> 이 말이 저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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