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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같이/인문,문학

모순 (矛盾)

by 책과같이 2025.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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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창과 방패를 만들어 파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랑했다.
이 창은 모든 방패를 뚫는다. 그리고 그는 또 말했다.
이 방패는 모든 창을 막아낸다. 그러자 사람들이 물었다.
그 창으로 그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는가.
창과 방패를 파는 사람은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양귀자 작가님의 <모순>입니다.


◆ 책 속의 문장들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p21-
인생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면서 살아야 하는 무엇이다. 그것이 인생이다......-p22-
아껴서 좋은 것은 돈만이 아니었다. 어쩌면 돈보다 더 아껴야 할 것은 우리가 생각 없이 내뱉는 말들이었다. -p75-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 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p127-
가족 중 누구 하나의 불행이 너무 깊어버리면 어떤 행복도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없는 법이었다. -p133-
소소한 불행과 대항하여 싸우는 일보다 거대한 불행 앞에서 무릎을 꿇는 일이 훨씬 견디기 쉽다는 것을 어머니는 이미 체득하고 있었다. -p152-
상처는 상처로 위로해야 가장 효험이 있는 법이었다. 당신이 겪고 있는 아픔은 그것인가, 자, 여기 나도 비슷한 아픔을 겪었다, 어쩌면 내 것이 당신 것보다 더 큰 아픔일지도 모르겠다, 내 불행에 비하면 당신은 그나마 천만 다행히 아닌가......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p188-
사랑이라는 몽상 속에는 현실을 버리고 달아나고 싶은 아련한 유혹이 담겨있다. 끝까지 달려가고 싶은 무엇, 부딪쳐 깨지더라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무엇, 그렇게 죽어버려도 좋다고 생각하는 장렬한 무엇. 그 무엇으로 나를 데려가려고 하는 힘이 사랑이라면, 선운사 도솔암 가는 길에서 나는 처음으로 사랑의 손을 잡았다. -p195-
사랑의 유지와 아무 상관이 없다 하더라도, 보다 나은 나를 보여주고 싶다는 이 욕망을 멈출 수가 없다. 이것이 사랑이다. -p219-
단조로운 삶은 역시 단조로운 행복만을 약속한다. 인생의 부피를 늘려주는 것은 행복이 아니고 오히려 우리가 그토록 피하려 애쓰는 불행이라는 중요한 교훈을 내게 가르쳐준 주리였다. 인간을 보고 배운다는 것은 언제라도 흥미가 있는 일이었다. 인간만큼 다양한 변주를 허락하는 주제가 또 어디 있으랴.-p229-
죽는 일보다 사는 일이 훨씬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거든. 나는 용기가 없어서, 너무나 바보 같아서, 여러 사람이 크게 다치는 대형사고를 만나면 절대 생존자 명단에는 오르지 못할 위인이라는 것 잘 알아. 그러니 이죽음도 뜻밖에 만난 하나의 사고라 여기자. -p284-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하게 보였던 이모의 삶이 스스로에겐 한없는 불행이었다면,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들에게 불행하게 비쳤던 어머니의 삶이 이모에게는 행복이었다면, 남은 것은 어떤 종류의 불행과 행복을 택할 것인지 그것을 결정하는 문제뿐이었다.
-p296-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우이독경, 사람들은 모두 소의 귀를 가졌다. -p296-

일단 <모순>책이 1998년에 출간 되었는데 최근에 다시 사람들이 많이 찾아서 나도 궁금해졌다. 작가님의 천천히 읽었으면 하는 바램과 달리 나는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렸다. 책을 여러권을 동시에 읽는 버릇이 있는데 소설을 읽는데는 별로 좋은 습관은 아닌듯 하다. 요즘은 소설책을 잡으면 한권만 집중해서 읽는다. 그러면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다 읽는다.
책에서는 일란성 쌍둥이인 엄마와 이모를 앞에 내세우며 이야기한다. 부잣집 이모와 가난한 엄마, 가난한 엄마의 딸인 주인공이 보기엔 이모는 행복하고 엄마는 불행하다. 하지만 깊이 들여다봤을땐 거꾸로인 인생. 마지막 주인공의 선택은 나에겐 생각지 못한 반전이었다. 
저자의 의도(?)대로 일란성 쌍둥이를 내세워 어쩌면 인생은 모순적임을 잘 풀어내신듯 하다. 흡입력이 좋아 잘 읽을 수 있었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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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 예스24

초판이 나온 지 벌써 15년이 흘렀지만 이 소설 『모순』은 아주 특별한 길을 걷고 있다. 그때 20대였던 독자들은 지금 결혼을 하고 30대가 되어서도 가끔씩 『모순』을 꺼내 다시 읽는다고 했다.

www.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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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 양귀자 - 교보문고

모순 | ※본 도서의 표지 색상은 2쇄를 주기로 변경됩니다. 등록된 이미지와 다른 색의 표지가 발송될 수 있습니다.※ 인생은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양귀자 소설의 힘을 보여준 베스트셀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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