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과같이/건강,의학

유전자 임팩트 : 유전자편집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by 책과같이 2021. 6. 16.
반응형

씽큐온 독서 모임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 이 책을 펼칠 가능성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700페이지 정도에 달하는 두께와 평소 관심밖에 있던 유전자 편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관련 인물들이 많이 나와서 힘들었는데 중간 정도 지나서는 조금 괜찮아졌습니다. 읽고서 유전자 편집의 역사 및 많은 내용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유전자 편집을 바라봐야 하는지 저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주고 생각하게 만든 책 < 유전자 임팩트>입니다.

역시 독서모임은 독서편식을 방지하는 좋은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옥스퍼드와 하버드에서 활동한 뛰어난 연구자이자 크리스퍼 저널의 편집장이며 과학전문 저널리스트로도 활동 중인 케빈 데이비스입니다

-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생화학 석사학위, 런던 대학에서 유전학 박사 학위
- 1990년 네이쳐 편집장
- 1992년 네이저 제네틱스 직접 창간
- 2017년~ 지금 크리스퍼 저널의 편집장
- 저서로는 <돌파구>,<게놈 퍼즐 맞추기>등이 있습니다.
- 과학분야의 학술지뿐 아니라 <런던 타임스>, <보스턴 글로브>, <뉴 사이언티스트>등의 잡지에도 글을 기고하는 과학전문 저널리스트로도 활동 중입니다.

그럼 유전자 편집에 관한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고자 합니다. (정리가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

◆ 혹시 크리스퍼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크리스퍼는 규칙적인 간격으로 분포하는 회문 구조의 짧은 반복서열을 뜻하는 영어 표현의 앞글자를 딴 이름입니다. [CRISPR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 ]
세균이 특정 바이러스로부터 공격받을때 그 영향을 약화시킬 수 있도록 자연적으로 발달한 일종의 방어망이며 세균 면역체계의 중요한 구성 요소라고 합니다.
이 크리스퍼를 이용하여 과학자들은 사람의 유전체를 이룬 30억개글자중 특정 염기서열을 찾는 분자 수준의 커서를 개발하고 그 부분을 잘라서 고치거나 바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 그럼 이 크리스퍼로 무엇을 할 수있을까요?

- 암과 수천 가지 유전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 또한 코로나19 같은 대유행병 등 치명적인 감염질환의 발생을 탐지하는 간단하고 저렴하면서도 휴대 가능한 진단 도구를 만들 수 있다.
- 전 세계인을 먹여 살릴 더 튼튼하고 영양소가 풍부한 작물을 개발할 수 있다.
- 병에 걸리지 않는 새로운 품종의 가축, 인체에 이식이 가능한 장기를 제공할 동물도 만들 수 있다.
- '멸종 생물 복원'이라는 개념을 현실화해 털매머드처럼 오래전 멸종한 생물을 되살리는 한편 환경보호 운동가들이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맹위를 떨치는 감염질환을 통제하거나 아예 없애는 방향으로 진화를 유도할 수도 있다.
- 그리고 좋든 싫든 공상과학 소설의 한 장면이 현실로 튀어나온 것처럼 사람의 배아 DNA를 편집해서 인간 유전자의 종류가 바뀌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유전질환을 가진 환자 입장에서 마음이 끌릴만한 두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염기서열의 잘못된 부분을 고쳐서 유전 암호 체제를 바로잡는 방식이므로 병의 근본 원인이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수정하고 나면 원칙적으로 영원히 그 상태가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 크리스퍼의 오용된 사례가 있습니다. 

책에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린 중국의 한 과학자 '허젠쿠이'(JK)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JK는 인간의 체외 수정된 배아세포를 편집하여 쌍둥이 '루루와 나나'를 태어나게 했습니다. 단지 HIV 바이러스에 선천적 면역력을 보유하도록 말이죠. 하지만 여기에는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결국 감옥에 가게 됩니다. 

유전자가 편집된 배아를 사람에게 이식한다는 JK의 결정은 생식세포 편집의 윤리에 관한 모든 선언과 보고서를 명백히 거부한 행위였습니다. 

과학 저술가 에드용은 이렇게 허젠쿠이에 관해서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1. 허젠쿠이의 연구는 의학적으로 충족되지 않은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실시한 연구가 아니었다.
2. 유전자 편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3. 새로 생긴 돌연변이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
4. 사전 동의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
5. 허젠쿠이는 연구를 은밀하게 진행했다.
6. 하지만 번드르르하게 체계적인 홍보 계획을 세웠다.
7. 허젠쿠이의 목적을 아는 사람이 일부 있었지만 그를 저지하지 못했다.
8. 허젠쿠이는 국제사회의 공통의견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
9. 허젠쿠이는 스스로 밝힌 윤리적 견해와 정반대 되는 행위를 했다.
10. 허젠쿠이는 윤리적 조언을 구해놓고 무시했다. 
11. 허젠쿠이의 연구가 선의로 실시됐다고 할 만한 근거는 전혀 없다. 
12. 허젠쿠이는 위험을 무릅쓰고 완강히 밀어붙였다.
13. 과학계는 이번 일을 대충 얼버무렸다.
14. 저명한 유전학자(조지 처치)가 허젠쿠이를 감쌌다.
15. 이런 일이 얼마든지 또 일어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 또는 할 수 있는 것이 전부 윤리적으로 수용되는 것은 아니다. "

 

◆ 반면 생식세포 편집을 의학적, 경제적 관점에서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유전학자인 조지 처치는 생식세포 편집에 세 가지 본질적인 장점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1. 다른 전달 시스템과 비교할 때 인체 모든 세포에 편집 시스템이 전달되는 효율이 우수하다는 점이다.
2. 편집을 한번 실시하면 미래에 태어나는 모든 아이와 그 후손이 자동으로 그 편집의 결과를 얻게 되고 체세포 유전자 치료에 들여야 할 수백만 달러를 아낄 수 있다는 점이다.
3. 생식세포 편집이 세포 하나에 실시된다는 점이다.

 

◆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왜 이 기술이 필요한지, 언제 실시되어야 하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지금도 매일 수많은 아기, 어린이, 성인이 치명적인 유전질환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으며 이러한 환자와 가족들에게 유전자 편집 기술은 한계가 없는 생명을 구해 줄 강력한 의학 기술입니다. 환자들이 원하는 건 그저 정상적으로 사는 것, 건강한 삶입니다. 현대 의학이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감히 누가 그 희망을 빼앗을 자격이 있을까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임상 유전학자 헬렌 오닐은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 완벽한 기술은 없다. 체외 수정도, 유전체 편집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을 결합해서 사람의 생물학적 시스템에 생긴 가장 큰 결함에 적용할 때, 우리는 이렇게 자문할 수 있다.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때는 언제일까?"

◆ 저자인 케빈 데이비스는 이야기합니다. 

" 생식세포 편집을 실시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일이라고 판단하게 되는 때가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직 멀었다. 앞으로 10년 혹은 20년 뒤에는 다음 세대로 유전되는 유전체 편집이 기술적으로 안전하고, 윤리적으로도 적합하고, 의학적으로도 정당하다고 여겨지고 지지하는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다. "

 

책에 나오는 니나 나이자는 전 세계에 24명뿐인 얀센형 골간단연골 이형성증 환자 중 한 명입니다. 이병을 앓는 환자는 뼈와 연골이 약해져서 수많은 봉과 핀, 클램프로 약한 뼈를 고정시킨 채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이자의 아들 둘도 같은 병을 물려받았습니다. 

만약 제가 그런 질환에 걸린 상황이라면요? 생식세포 편집으로 그 질환이 대물림되지 않는다면 유전자 편집이 가능하다면 아마 다른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유전자 편집을 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저의 고통을 자식에게는 물려주지 말자는 그런 생각은 많이들 하실 겁니다. 그러면 안되지만 그게 허용되지 않더라도 그렇게 하고픈게 부모 마음이지 싶습니다. 무조건 생식세포 편집은 윤리적으로 맞지 않다. 그렇게 단편적으로 생각해서 연구를 중단하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조금 어렵습니다. 정말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4차 산업시대에 인공지능, 가상현실, 가상화폐 등에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유전자 편집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어렵지만 새로운 시야를 경험할 수 있는 <유전자 임팩트> 강력 추천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