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보다 며칠 앞당겨 어머니가 김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제가 시간이 많은 관계로 옆에서 조금 도와줬으면 하는 어머니의 전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요일에 시골에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는데 수요일에는 날씨가 좀 춥더군요. 바람도 많이 불어서 조금은 걱정이 됐습니다.
이미 도착하기 전에 배추를 다 씻어서 준비를 해 놓으셨습니다. 저녁에는 양념을 준비했습니다. 휴가를 내고 같이 온 아내가 옆에서 도와드렸습니다.
어머니는 새벽부터 일어나셔서 또 준비를 하셨습니다. 김장하는 목요일에는 바람이 잠잠해져서 다행이었습니다.
아침에 동네 어르신 세분이 오셨습니다. 이미 그분들 김장할 때 어머니가 도와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시골이라 아직까진 서로 도와주며 이렇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씻어놓은 배추를 양념 바르는 곳 가운데에 쏟는 것과 어머니께서 담아주신 김치통을 옮기는 게 주 일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보낼 집들마다 다른 김치통에 나눠 담으셨습니다. 저희 집은 80포기 조금 넘는다고 하신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이 김장을 다른 집보다는 많이 하는 편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저에겐 많아 보였습니다.3시간 정도 하니 마무리가 된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과 겉절이에 같이 식사를 하고, 가시는 길에 김장김치와 겉절이가 든 비닐봉지를 나눠드렸습니다.
솔직히 밖에서는 김치가 손이 잘 안가더라고요. 어머니가 해주신 믿고 먹는 김치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고 어머니께 너무 감사합니다.
몰래 휴가내고 온 아내에게도 정말 고마웠습니다. 수요일에 춥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어머니가 아내에게 전화를 해 오지 말라고 했는데 같이 가주어서 힘이 많이 됐습니다. ( 저는 혼자 가겠다고 했습니다만.^^;;)
김장하는걸 직접보니 양념준비, 배추 씻기, 배추 나르기, 양념 바르기 등 힘든 과정이 있었습니다.
이 땅에 사시면서 김장하시는 어머니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지금 어머니세대가 지나가면 김장하는 것도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김치 담그는 힘든 과정뿐 아니라 1인 가족이 늘어나고 식생활의 변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요.
김장할 때 저는 옆에서 보조 역할이고 그렇게 힘들진 않았습니다. 꼭 봐야만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어머니의 수고로움을, 김장의 힘듦을 더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조금이나마 수고로움을 덜어 드린것 같아 다행입니다.
가는 길에 형집에 김치를 배달하고 집에 잘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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