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나종호 교수님의 <만일 내가 그때 내 말을 들어줬더라면>입니다. 저는 잘 몰랐는데 이미 <유퀴즈>와 <세바시>에 나오셔서 유명하신 분이었습니다.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자살문제, 정신적인 질환등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를 잘 말씀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서로의 취약성과 아픔을 보듬는 관대한 사회가 되기를 꿈꿔봅니다.
◈ 취약성을 나누는 문화
이 책은 나의 취약성을 고백함으로써 초고속 트레드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응원하고자 쓴 것이다. 부디 얄팍한 위로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집필했지만, 정작 위로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 이 책을 읽은 후 어떤 생각을 할지는 잘 모르겠다.
정신과 의사로서 내가 지금껏 배운 좋은 위로의 자세는 ' 저는 당신이 지금 어떤 느낌인지 몰라요. 하지만 듣고 싶고, 배워서 돕고 싶어요'라는 데서 시작한다.
'당신이 어떤 느낌인지 모른다'라고 말함으로써 타인의 입장과 삷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음을 인정하는 한편, 노력으로 그 간극을 좁힐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나는 모른다'라고 인정하려면 먼전 나의 약한 모습을 타인에게 보여줘야만 한다. 그래서 취약성과 위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자신의 취약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의 맘에 닿는 위로를 건네기도, 이와 동시에 타인으로부터 위로를 받기도 힘들다. 스스로 취약성을 보일 수 있어야만 비로소 타인과 연결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뉴욕을 덮쳤을때 의료진들의 회복탄력성과 정신건강에 가장 큰 도움이 된 것 또한 의료진들끼리 모여 취약성을 나눈 경험이었다. 취약성을 드러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완벽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는 자기 치유의 과정이 바로 취약해지는 경험이다. 나 또한 내 자신의 심리적 어려움을 고백하는 집필과정을 통해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어 죽겠다'에서 '나만 힘든줄 알았는데 너도 많이 힘들었구나'로 넘어가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사실 취약성을 나누는 문화일지도 모른다.
-본문 중에서-
◈ 자살에 대한 생각
저는 자살을 개인적인 문제로만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 나아가 모든 생명체에게 생존은 본능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사라졌다면 우리는 '왜'라고 되물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사회 구조의 큰 영향 없이 정신 질환만으로 자살 생각을 경험하는 분들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다 해도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의 낙인 때문에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고려하면 온전히 정신 질환만이 자살 생각의 이유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결국 자살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건, 사회환경과 처한 현실의 영향이 적지 않거든요. 자살이 극단적 선택이 아니라는 주장도 궁극적으로는 이를 개인의 선택이나 의지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사회적 책임이 있는 죽음'으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였어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자살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죽음을 생각하는 분들께 이런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자살을 생각하게 한것은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요. 괜히 자기 탓을 하며 '내가 문제지, 나만 죽으면 끝이야'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학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본문 중에서-
◈ 수치심
책에서 언급한 고인이 되신 배우 이선균 씨의 죽음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자인 나종호 교수님은 ' 순식간에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수준의 수치심을 겪었던 일련의 과정이 떠올라 그의 죽음이 더 마음 아팠다'라고 했습니다. 수치심에는 파괴적 수치심과 친사회적 수치심으로 구분해 설명한다고 합니다.
파괴적 수치심이란 누군가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그 사람을 비난하고, 나아가 사회에서 그 사람을 몰아내는 것이다. 반면에 친사회적 수치심은 그 사람의 잘못된 행동을 비판하되, 다시 사회로 돌아올 기회를 주는데 초점을 맞춘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우리 속담 속 지혜와도 일맥상통한다. 파괴적 수치심보다는 친사회적 수치심을 선택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길이 아닐까.
마약 중독자들에게 파괴적 수치심을 부여해 사회에서 몰아내면 그들은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는다. 결국 음지에서 더욱더 철저히 마약에 기댄 채 살아가게 될 것이고, 사회 전반의 마약 중독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이와 달리 친사회적 수치심은 그들에게 치료와 재활을 통해 다시 사회로 돌아올 기회를 준다. 나는 우리 사회의 개인데 대한 비판이 '잘못된 사람을 사회에서 축출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못 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좋겠다.
- 본문 중에서-
우리 사회는 배우 이선균 씨에게 파괴적 수치심을 가지게 만들고 죽음으로 몰아갔다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에 물든 언론도 한몫했습니다. 아직 정확히 밝혀지는 않은 일들을 방송과 포털에서 막 쏟아냈습니다. 배우 이선균 씨가 물론 잘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당연히 이선균 씨도 잘못된 행동에 대해 수치심을 가져야 되고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건이 밝혀졌을 때, 그때 방송이나 언론에서 정확히 사실을 말했으면 어땠을까, 그러면 소중한 한 생명이 그렇게 떠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다른 이의 솔직함과 취약성을 약점으로 잡고 비난하기보다는
그 취약성과 아픔을 보듬는 사회로 나아가면 좋겠다.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실수를 반복하겠지만
용서는 우리를 덜 가혹하고
더욱 숭고한 존재로 만들어준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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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책을 읽으며 같이 성장하는 [책과같이]가 되겠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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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그때 내 말을 들어줬더라면 - 예스24
“어떤 아픔도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걸, 너무 늦게야 배웠습니다.”힘들다고 말하면 나약한 사람이 되고,약한 모습을 보이면 도리어 약점 잡히는 사회 속에서아픔을 아픔이라 말하지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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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그때 내 말을 들어줬더라면 | 나종호 - 교보문고
만일 내가 그때 내 말을 들어줬더라면 | 어떤 아픔도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걸, 너무 늦게야 배웠습니다.힘들다고 말하면 나약한 사람이 되고, 약한 모습을 보이면 도리어 약점 잡히는 사회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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