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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같이/인문,문학,소설

어서오세요~휴남동 서점입니다 : 왠지 모를 위안이 있는곳

by 책과같이 2022.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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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우리를 다른 사람들 앞이나 위에 서주게 해주지 않는 거죠.
대신, 에 서게 도와주는 것 같아요.

이웃님의 블로그를 보다가 읽은 책입니다. 소설책은 자주 읽는 편은 아니지만 이웃님의 좋은 평을 보고 읽게 되었습니다. 제가 책과 서점을 좋아해서 더욱 관심이 갔습니다. 

저자인 황보름 작가는 서점 이름 첫 글자는 '휴' 서점의 대표는 영주, 바리스타는 민준, 딱 세 가지 아이디어만 가지고 이야기를 써 내려갔으며, 영화 <카모메 식당>이나 <리틀 포레스트> 같은 숨 가쁜 일상으로부터의 벗어난 공간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황보름 작가의 <어서 오세요~휴 남동 서점입니다> 책입니다.



◆ 책의 문장들

영주가 스스로 생각해낸 답이 지금 이 순간의 정답이다. 영주는 정답을 안고 살아가며, 부딪치며, 실험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걸 안다. 그러다 지금껏 품어왔던 정답이 실은 오답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온다. 그러면 다시 또 다른 정답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평범한 우리의 인생. 그러므로 우리의 인생 안에서 정답은 계속 바뀐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노동의 한계를 초과하면 결국 '어쩔 수 없이 하는 일' 이 돼버린다는 걸 영주는 잘 알았다. 

책은 뭐랄까,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니라 몸에 남는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아니면 기억너머의 기억에 남는 건지도 모르겠고요. 기억나진 않는 어떤 문장이, 어떤 이야기가 선택 앞에 선 나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우연히 들른 그 식당에서 왠지 모를 위안을 받았던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다 행복하진 않아. 좋아하는 일을 좋은 환경에서 하면 모를까. 어쩌면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도 있겠네.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 좋아하는 일도 포기하고 싶은 일이 돼버리거든. 그러니 우선 좋아하는 이을 찾아라, 그럼 무조건 행복해질 것이다, 라는 말은 누구에겐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어. 어쩌면 너무 순진한 말이기도 하고.

삶은 일 하나만을 두고 평가하긴엔 복잡하고 총체적인 무엇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불행할 수 있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그 일이 아닌 다른 무엇 때문에 불행하지 않을 수 있다. 삶은 미묘하며 복합적이다. 삶의 중심에서 일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렇다고 삶의 행불행을 책임지진 않는다. 

그게 무슨 일이든 시작했으면 우선 정성을 다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작은 경험들을 계속 정성스럽게 쌓아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거의 모든 분들이 크고  상처나 혹은 희망을 하나씩은 마음속에 품고 있을 것입니다. 서점을 시작한 영주도 그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휴 남동 서점에 한 명씩 오기 시작합니다. 

바리스타인 민준, 동네 아주머니 민철 엄마, 모든 것에 시큰둥한 민철, 책을 좋아하는 우식, 직장인인 승우 작가, 로스팅 대표 지미, 만년 계약직을 그만둔 정서 등이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서로 간의 아픈 상처들을 보듬어주고,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변화하고, 성장하는 그런 모습들이 보기 좋았습니다. 

영화 <카모네 식당>을 예전에 보았는데 그런 공간의 느낌이 있습니다. 뭔가 시끌벅적하지 않고 조용하면서도 쉼의 공간이 있습니다. 나중에 서점이 독서모임, 이벤트 등을 하면서 조금 부산스러워지긴 하지만요. 동네 서점이 계속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죠. 

서점 대표인 영주, 어떻게 동네 서점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요즘의 동네 서점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서점은 없어지는 반면, 휴남동 서점처럼 운영하는 동네 책방등은 그래도 잘 되고 있습니다. 

책에서 그려지는 휴남동 서점이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진솔한 사람 관계인 것 같습니다. 역시 모든 것의 바탕에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인듯 합니다.

책을 읽고 왠지모를 위안을 받고 가는 공간이 있는 서점을 한번 운영해보고 싶다는 잠깐의 생각도 들었습니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쉼이 있는 공간 <어서 오세요~ 휴 남동 서점입니다>였습니다. 


※ 매일 책을 읽으며 같이 성장하는 [책과같이]가 되겠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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