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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같이/건강,의학

볼륨을 낮춰라 : 단군이래 지금보다 청력을 잃기에 더 좋은때는 없다.

by 책과같이 2022.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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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력을 잃으면 단순히 듣는 데에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서,
하고자 하는 다른 일에 쏟을 에너지가 적어진다.

저는 군대에 갔다 온 이후로 왼쪽 귀에 이명이 생겼습니다. 사격할 때 총소리가 생각보다 큽니다. 잠잘 때면 매미가 제 귀안에서 울어댑니다. 초기에 병원에 다니기도 하고 한약을 먹어보기도 했지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잊고 그냥 잘 살아오고 있었습니다. 생활할 때는 매미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불편한 것을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갑자기 얼마전부터 오른쪽 귀에 "웅~웅"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그냥 일시적으로 들리는 거겠지 했는데 계속되어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별 이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당황했습니다. 오른쪽 귀에도 이명이 생겼다는 불안감이 확 밀려왔습니다.

초기니까 금방 나아지지 않을까 해서 한의원에 가서 침도 몇번 맞았습니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한쪽까지는 괜찮은데 양쪽에 이명이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봐 둔 책이 생각이 났습니다.

바로 데이비드 오언의 <볼륨을 낮춰라>입니다. 목차중에 5번 챕터 내 머릿속의 매미가 딱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주문을 했습니다.


저는 이명청각장애의 편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 이명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명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명은 끊임없이 귓가에 울리는 소리를 말합니다.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나눕니다. 고압전선의 윙윙 거림, 할로겐등이 가득한 천장의 울림, 매미소리 등입니다. 저에게는 왼쪽의 매미소리 오른쪽의 윙윙 소리가 해당되는 듯합니다. ㅜㅜ

이명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시끄러운 소리에 대한 지나친 노출이라고 합니다. 귀의 감각세포는 겨우 15000개 정도이며, 신경세포는 약 4만개 밖에 되지 않는데 시신경에 있는 몇백만 개의 세포에 비교하면 정말 적은 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줄어듭니다.

만약 클럽이나 콘서트에 가서 시끄러운 소리에 노출되고 나서도 다음날 괜찮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종류의 노출이 귀의 손상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시냅스 손상을 일으켜 보통의 말을 듣는 데는 이상이 없지만 소음이 배경이 되는 상황이 될 때는 어려움을 느끼는 일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이명을 없앨 방법은 없다고 합니다. 구글신에게 물어봐도 그렇다고 합니다.


◆ 그렇다면 이명에 효과적인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 첫번째는 이명을 무시하는 방법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명 자체보다는 이명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더 걱정한다고 합니다. 청력을 잃게 될지, 뇌졸중을 일으킬지, 혹은 뇌종양이 생길지를 걱정합니다. 하지만 검사를 받은 후 의학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합니다.

저자도 이명에 관한 책을 쓰면서 더 이명에 집중하게 되어서 괴로웠다고 합니다. 저 또한 이전에는 귓가에 울리는 매미소리가 신경쓰이지 않았는데 책을 읽으며 이명에 대해 생각할수록 신경이 더 쓰여 불안해졌습니다.

책에서는 선풍기와 에어컨 혹은 백색소음을 내는 기계를 틀어놓고 자는 사람도, 소리를 숨기도록 따로 고안된 장치나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저도 잘때나 조용한 집에 있을 때는 이명 소리가 좀 잘 들립니다. 하지만 운동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바쁜 상황에 있을 때는 이명 소리가 전혀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조용한 상황에서 어떻게 무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입니다.

- 두번째는 귀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용도에 맞는 귀마개를 여러 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귀마개를 적절히 사용하면 청력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영화 볼 때, 비행기를 탈 때, 에티모틱 귀마개를 사용해왔으며 지금은 히어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플러거즈에서 만든 귀마개도 수영, 사격, 비행, 음악 감상용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잘 때도 귀마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혹시 수영을 해서 오른쪽에 이명이 생긴건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제가 최근에 환경이 바뀐 것은 수영장인데 수영할 때도 귀마개를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 어떤 소리에 노출되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요.
다행히 최근 연구에서는 소음 노출후 24시간 된 귀먹은 쥐의 시냅스를 다시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빨리 사람들의 손상된 시냅스도 연결하는 데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청각 장애에 대한 편견을 버리자.
우리는 언어를 인간이 짐승과 구분되는 특징으로 생각합니다. 수백년동안 사람들은 들을 수 없기 때문에 말을 못 하는 사람이 분명히 생각도 못할 것으로 짐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그냥 겉모습만 사람일 뿐인 '벙어리'라고 여겼습니다.

미국의 매사추세츠 주 마서드빈야드섬의 칠마크 지역에는 선천적 청각 장애가 가강 많이 발생한 지역이었습니다. 1970년대 칠마크 지역을 방문한 그로스( 현재 런던대학교 역학 및 공중 보건학 교수)는 책을 통해 칠마크에서 거의 300년간 듣지 못하는 것이 창피한 일이 아니었다고 결론짓습니다. 대다수가 어릴 때부터 수화를 배웠고 청각 장애가 없는 거의 모든 주민이 영어와 수화를 동시에 자유롭게 구사했습니다.

칠마크 지역에서 가장 주목할 사실은 청각 장애인이 배제되는 활동이 아무것도 없었으며 청각 장애인만을 위한 활동 역시 없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로스는 이렇게 결론짓습니다.
" 본토에서는 심각한 청각장애가 진짜 장애로 여겨지지만, 장애는 장애가 나타나는 지역사회가 정의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빈야들 사람들을 장애인으로 분류할수는 있지만, 그들은 분명히 장애인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

1880년에 전세계의 모든 청각 장애인 학교에서 수화사용을 금지하기로 합니다. 수화를 '열등한 인종', '하등동물'과 연관 지어 생각해서 말이죠. 청각 장애인에게 낙인을 찍어버리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청각장애인을 수화하는 사람보다 말하는 사람이 더 많은 세상으로 만든다는 주장을 하는, 의사소통이 아닌 말을 강조하기 때문에 청각장애인을 청인에게서만이 아니라 서로에게서도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다행히 수화는 1960년대에 다시 관심을 받게됩니다. 수화가 진짜 언어임을 설득력 있게 말하고 있습니다.

신경학자인 올리버 색스" 좌뇌의 언어 중추에 손상을 입은 청각 장애인은 캐디들이 하는 손짓 신호는 할 수 있으나 수화는 할 수 없다. 수화는 제한해야할 사항이나 '목발'같은 것이 아니다. 수화가 필요한 사람들이 그것을 배우지 못하고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는 일이 아니며, 분명히 사회에도 좋지 않다."라고 말합니다.

수화를 배우지 않더라도 우리는 칠마크지역 청각 장애인 공동체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장애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개 무지에서 비롯된 문화적 개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의 세계는 대다수가 듣지만 듣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우리의 세계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으며 주요한 차이는 그들이 우리 대부분은 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상황을 해결했다는 것입니다.

기술이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를 메우도록 돕는다 해도, 우리에게는 인내와 공감, 이해심 또한 필요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귀를 통해 듣는 것의 불편함에 생각해본 적이 많이 없을 것입니다. 한쪽으로 끊임없이 울어대는 매미소리를 듣고 있는 저조차도 불편함을 많이 느끼지 못했으니까요. 양쪽에서 이명이 생기니 저자의 말처럼 ' 이러다 소리가 안들리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이 생겼습니다.

이명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 불안감이 문제인 것처럼 이 불안감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저에게는 숙제입니다. 일단은 너무 조용한 상황에서는 약간의 백색소음을 이용하고 적절한 귀 보호장구를 사용해야 할 듯합니다.

눈은 신경쓰면서 귀는 신경 안쓰는 듯 합니다. 저만 그런가요? 혹시 군인들에게 사격할때 귀마개는 지급하는지도 궁금합니다. (만약 지급을 안하고 있다면 국방부는 빨리 지급하기를 바랍니다.^^;;)

평소에는 청각 장애에 대해서 생각해볼 시간이 없었는데 청각 장애에 대해서도 조금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세상은 많은 부분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 같습니다. 이분법적으로 나뉘는 세상이 아닌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저처럼 뒤늦게 후회하지 마시고 평소에 시끄러운 소리에 많이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쓰시면 좋을 듯 합니다.

늦지않게, 비싼 대가 치루지 말고 당신의 청력을 보호하라!

※ 매일 책을 읽으며 같이 성장하는 [책과같이]가 되겠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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