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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상/필사

오늘의 필사 : 어딘가에서 누군가가(존 애쉬베리)

by 책과같이 2025.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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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존 애쉬베리'의 시 '어딘가에서 누군가가'입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너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오고 있다.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낮과 밤을 여행해
눈보라의 사막의 열기를 뚫고 
급류를 건너고
좁은 길들을 지나.

하지만 그는 알까,
어디서 너를 찾을지.
그가 너를 알아볼까,
너를 보았을 때.
너에게 건네줄까,
너를 위해 그가 갖고 있는 것을



이 시의 원제는 <북쪽 농장에서>이다. 현대 시인 존 애쉬베리(1927~)는 어려서 화가가 되기를 꿈꾸었기 때문에 회화의 영향을 받아 '캔버스에 언어로 그린 그림'이라는 평을 들을 만큼 추상적이고 난해한 시들을 많이 썼다. "나의 시는 앞뒤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 삶이 그렇기 때문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어딘가에서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는 당신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당신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낮과 밤을 여행해, 수많은 정류장과 계절을 지나고, 삶의 급류들을 건너서 비로소 내가 당신을 만났을 때 우리는 서로를 알아볼까? 서로에게 건네줄까, 당신과 내가 서로에게 주려고 마음속에 간직해 온 그것을? 아니면 또다시 그냥 스쳐 지나갈까? 시간들이 우리를 마냥 외면하며 지나가는 것처럼.

- 류시화의 해설 <시로 납치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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