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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상/필사

오늘의 필사 : 자화상 (데이비드 화이트)

by 책과같이 2025.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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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데이비드 화이트'의 시 '자화상'입니다. 

자화상

신이 한 명이든 여러 명이든
나는 관심이 없다.
나는 다만 네가 소속감을 느끼는지
아니면 버림받았다고 느끼는지
알고 싶다. 

네가 절망을 아는지
혹은 다른 사람 안에서 절망을 볼 수 있는지
너를 바꾸려고 가혹하게 구는 이 세상에서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알고 싶다. 

이곳이 나의 자리라고 말하며
단호한 눈빛으로 뒤돌아볼 수 있는지
네가 갈망하는 것의 중심을 향해 온몸을 내던져
삶의 격렬한 열기 속에 녹아드는 법을 아는지
나는 알고 싶다. 

너에게 확실한 패배르 안겨 주는
사랑과 쓰라린 열정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기꺼이 살아가고 있는지.



데이비드 화이트(1955~ )는 영국 시인으로, 아일랜드 출생의 어머니에게서 시적 영향을 받았다. 20대에는 자연주의자가 되어 갈라파고스섬에서 살았으며, 인류학 탐사팀과 함께 안데스산, 아마존 밀림, 히말라야를 다녔다. 그 후에 시인이 되었다. <자화상>은 어느 날 아침 거울을 보며 쓴 시다. 

시는 삶의 진실을 대면하라고 속삭인다. 삶의 중심에 서라고. 사소한 파도들에 떠밀려 자신을 잃어버리지 말라고. 삶에서 우리는 많은 상실을 경험한다. 행복한 유년기를 잃고, 풋사랑을 떠나보내며, 마음에 두었던 장소들과 이별한다. 그러나 가장 큰 상실은 자기 삶의 색깔을 잃는 일이다. 

- 류시화의 해설 [시로 납치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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