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오늘은 '김소월'의 '초혼'입니다.
초혼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초혼(招魂)이란 죽은 사람의 혼백을 부르는 행위를 말한다. 일단은 한 사람이 죽고 살아남은 한 사람이 망자의 혼을 애타게 부르고 있는 구도다. 왜인가? 사랑하던 사람이라 그러하고 그 사랑이 차마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으로서 그러하다. 이것이 육신과 영혼이 나누어지는 애달픈 갈림길이다.
이것은 차라리 통곡이요 몸부림. 이처럼 격정적인 운문의 문장이 어디 더 있을까! 살면서 나는 '이적지' 이토록 처절한 시의 문장을 더 만난 일이 없다.
- 나태주 시인의 노트 -

반응형
'그냥일상 > 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오늘의 필사 :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19) | 2026.01.27 |
|---|---|
| 오늘의 필사 : 담쟁이(도종환) (23) | 2026.01.25 |
| 오늘의 필사 : 청포도 (이육사) (14) | 2026.01.23 |
| 오늘의 필사 : 어머니께 (헤르만 헤세) (5) | 2026.01.22 |
| 오늘의 필사 : 서시 (윤동주) (13) | 2026.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