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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상/필사

오늘의 필사 : 항아리 (임강빈)

by 책과같이 2026.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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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임강빈' 시인의 '항아리'입니다.

항아리

크고 작은 숱한 항아리 옆
민들레가 피었다.

솔 한 그루
굽어보듯 서 있는

그림 같은 
애정.

무엇이나 
가득히 담아주고 싶도록

그토록 하늘마다 향한
둥그런 문.

아아
나도 

항아리 옆에서 피어가는 
노을이 되고 만다. 



공주에서 태어나 공부하고 대전 지역에서 살면서 시 하나만을 신앙처럼 쓰면서 살다가 세상을 떠난 시인이 바로 임강빈 시인이다. 충청도를 선비의 고장이라고 한다면 그 대표적인 인물이 또 임강빈 시인이다. 

정말로 시와 인간이 닮았다. 과묵하고 그윽하고 향기롭기가 오랜 옛적의 그림 한 폭만 같다. 처음부터 그랬다. 평생 그것이 유지됐다. 이만한 일관이 드물다. 시인은 그렇게 아득한 길을 말없이 걸어갔다. 

데뷔작 가운데 한 편이다. 시골집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장독대 풍경인데 그 단순한 풍경을 가지고 자신의 일생을 내다보듯 머나먼 문장을 펼쳤다. 조금은 조숙한 시혼이 심원한 세계에 청춘을 던지고 있다. 

- 나태주 시인의 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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