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오늘은 '임강빈' 시인의 '항아리'입니다.
항아리
크고 작은 숱한 항아리 옆
민들레가 피었다.
솔 한 그루
굽어보듯 서 있는
그림 같은
애정.
무엇이나
가득히 담아주고 싶도록
그토록 하늘마다 향한
둥그런 문.
아아
나도
항아리 옆에서 피어가는
노을이 되고 만다.

공주에서 태어나 공부하고 대전 지역에서 살면서 시 하나만을 신앙처럼 쓰면서 살다가 세상을 떠난 시인이 바로 임강빈 시인이다. 충청도를 선비의 고장이라고 한다면 그 대표적인 인물이 또 임강빈 시인이다.
정말로 시와 인간이 닮았다. 과묵하고 그윽하고 향기롭기가 오랜 옛적의 그림 한 폭만 같다. 처음부터 그랬다. 평생 그것이 유지됐다. 이만한 일관이 드물다. 시인은 그렇게 아득한 길을 말없이 걸어갔다.
데뷔작 가운데 한 편이다. 시골집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장독대 풍경인데 그 단순한 풍경을 가지고 자신의 일생을 내다보듯 머나먼 문장을 펼쳤다. 조금은 조숙한 시혼이 심원한 세계에 청춘을 던지고 있다.
- 나태주 시인의 노트 -

반응형
'그냥일상 > 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오늘의 필사 : 꽃씨와 도둑(피천득) (22) | 2026.02.02 |
|---|---|
| 오늘의 필사 : 낙화(조지훈) (10) | 2026.02.01 |
| 오늘의필사 : 바람 부는날 (박성룡) (14) | 2026.01.30 |
| 오늘의 필사 : 풀잎(박성룡) (10) | 2026.01.29 |
| 오늘의 필사 : 한낮에 (이철균) (16) | 2026.01.28 |